양문호장 제3화

제작 : COC 중원 자막팀

대본 : 도비
싱크 : 천사(mikycho)

시합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그냥 갈려고 하시오?

그냥 갈려고 한 적 없소

그럼 우리가 시합을 계속 합시다

좋소, 세 번째는 병기 대결이니
양가의 창법을 보여 주시구료

난 양가 창법은 할 줄 모르오

-실력이 대단하시오!
-별 말씀을

역시 나보다 한 수 위군
좋소, 내가 졌소

상은 뭐요?

이거요, 받으시오!

내 옥패는?

이보시오!

저녁에 운래주점으로
나오면 알 것이오!

잊지 마시오!

새화! 아버님이 드디어
혼인을 허락하셨소!

-정말요?
-받으시오, 당신 선물이요

새화! 못 와 봐서 미안하오
돌봐 주지도 못하고...

아이 낳을 때마다
전쟁 중이신데 어쩌겠어요

군인이 원래 그렇잖소

-받으시오
-애도 아닌데...

뭘 이런걸 다 사오셨어요?

큰일 났어요!

오늘이 장군님 결혼기념일인데
칠공자는 이러고 있고, 어쩌죠?

-초초!
-빨리요

-뭐 하는 거니?
-저희...

오늘은 좋은 날이니
그냥 넘어 가지만

한 번만 더 이러면
혼날 줄 알거라

전 식사 준비하러 갈게요

-제가 도와드릴 게요
-고맙소

이리 주세요

연세도 많으신데 아직도
군영에서 일하세요?

-새로 왔나 보군?
-네

평생 장군님을 모셨는데
이제 와서 어딜 가겠어?

이 다리도 18년 전
전쟁에서 장군님께 바쳤는걸

-가족은 없으세요?
없어, 아무도 없고 나 혼자야

젊은이도 장군님 잘 따르게!

엄하신 분 같지만 부하들에게
얼마나 잘해주시는데

그래요?

여기 노병들 모두
장군님 따라 전쟁에 나갔다가

다치고 늙었지만
장군님은 우릴 버리지 않으셨어

여기까지면 됐네, 고마워!

천만에요

-안녕히 가세요! -고맙네

연랑! 이건 좀 무리가 있어

문제 있어?

네 분석이 맞아

군사들의 전투력이 떨어지고
노병이 많은게 문제긴 하지만

한꺼번에 군사를 정리하고

노병을 모두 신병으로 대체하는 건 경솔한 듯하구나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어

노병을 계속 남겨 두면

우리 군영 뿐 아니라
나라 전체에 도움이 안 돼

이런 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천천히 밀고 나가야지

노병을 한꺼번에 다 돌려보내면
군영이 오히려 술렁일게다

노병을 돌려보내는 게
냉정한 일이란 거 알아

그래서 아버님도 계속
결정을 미루셨던 거였고

어렵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아버지 대신 내가 할게
아버지 대신 말이야

노병들의 분노도 원망도
내가 감당하면 돼

연랑!
내가 너무 부끄럽구나

네가 그렇게 아버님을
생각하는 줄 몰랐어

큰 형으로서
참 면목이 없구나

장군님, 떠나기 싫습니다!

-아버님, 아버님
-무릎 꿇어!

-장군님, 무슨 일이세요?
-얼른 무릎 꿇으라 해라

-얼른 꿇지 못해!
-아버님!

꿇어!

뒤 돌아
돌라니까!

이부귀는 내 대신 칼을 맞았어

저 사람이 없었다면
난 이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왕유전
네!

지난 10년동안 날 따라다니느라
집도,마누라도,자식도 없다

고향으로 돌아가 결혼하라 해도
이 곳을 떠나지 않고

여태까지 내 곁을 지켰다고!

자네!

부인도 병들고 어린 자식들이
끼니 걱정하는 거 알고 있네

걱정 말게
다들 안심해!

-내가 있는 한 자네들은 괜찮아
-감사합니다,장군님!

여기서 받은 월급으로
온 식구들이 먹고 사는데

당장 내쫓는 건
명줄을 끊는 것과 같다

그러면 식구들은
뭘 먹고 살란 말이냐?

돈도 주고 농기구도 나눠 줬으니
농사지으면 되잖아요

농사?
그게 말처럼 쉽더냐?

몇 푼 안되는 돈으로
얼마나 버티겠어?

집에 일할 사람도 없는데
입에 풀칠하겠느냐?

장군님! 떠나기 싫습니다

저들을 돌려보내지 않는 건
나라의 발목을 잡는 것과 같아요

뭐라고?

존중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모르는 놈 같으니라고!

존중해요
아니, 존경합니다

이분들의 애국심과

지난 몇십 년 동안
장군님을 위해 바친 목숨

모두 다 이해합니다

허나 공과 사는 구분해야죠

늙어서 전쟁에 못 나가는데
국가의 녹을 줄 수는 없습니다

정에 이끌려 국가의 돈을
낭비해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너 정말 이러기냐!

장군님!

장군님 고정하십시오

말이 좀 지나치구나!

사실 몇 년 간 노병들의 월급은
장군님이 주신 거야

나랏돈은 한 푼도
건드리지 않으셨다고!

장군님, 죄송합니다
다 저희 때문이에요

일어나시오!
그리고 걱정 마오

양연랑! 서기 일은 그만하고
집에서 명령을 기다려라

넷째야
너무 상심하지 마

방에 가서 좀 쉬는 게 어때?

아버님 화 좀 풀리시면
내가 잘 말씀드려 볼게

형, 정말 내가 잘못한 거야?

-군법 상으로는 맞아
-그럼 아버님이 틀린 거잖아?

하지만 도의상으로 봤을 때는
아버님이 맞는 거란다

이해가 안돼

인정과 법률을 동시에 지킬 순 없는 거야?

나중에 너도 알게 될 거야

세상엔 단순한 잣대로 판단하기
힘든 일이 많거든

너도 맞고, 아버님도 맞아

아버지께 드릴 말씀 있니?

속상한 거 안다

어머니

제가 형제 중에
제일 못난 아들이죠?

왜 아버님은 항상
제 생각과 반대인 걸까요?

또 아버지하고 다퉜니?

자세히 묻진 않으마

분명히 아버지도 너도
자기 고집만 부렸을거야

맞아요

그런데 이 세상엔 시비를
가리기 힘든 일이 많아

이해가 안가요

흑백이 분명한데
왜 구분하기 힘들다는 거죠?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거든

밝은 데서 하얗게 보여도 어두운
곳에선 검게 보일 수 있어

어머니 말씀이 옳아요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단다

너도 살다보면
비슷한 경우를 겪게 되겠지만

원칙과 인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고

네 선택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단다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끝까지 밀고 나가야지

이미 그렇게 했어요

동시에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신중히 생각해야 해

그게 바로
세상사는 법이란다

알겠어요

-정말 이해가 안 돼
-뭐가?

분명히 무술 시합을 했었는데
내가 왜 집에 와 있냐고?

셋째 형한테 업혀 왔어

-그럼 도대체 누가 이긴 거야?
-글쎄,아무튼 넌 안 졌어

반표한테 옥비녀
안 찾아 온거야?

둘 다 쓰러졌는데
그거 챙길 정신이 어디 있어?

큰일났네

분명히 들킬 텐데, 어쩌지?

안 되겠어! 상자까지 없애고
시치미 딱 떼는 수밖에...

아버님 선물이에요

왜 네가 갖고 있어?

아버님이 원래 무뚝뚝하셔서
감정표현을 못 하시잖아요

그래, 셋째가 아버지를 꼭 닮았지

-방에 가서 좀 쉴게요
-그래라

-막내야,무슨 일이니?
-어머니! 거기 계셨어요?

-볼일 있니?
-아니요,그냥 와 봤어요

갈게요

멀리 가지 마라
아버지 오시면 밥 먹을 거니까

아버님이 오시면 난 끝장이다

장군님이 오셨어
차렷!

-병사들!
-장군님 오셨습니까?

장군님
폐만 끼쳐 드려서 송구합니다

얼른 일어나시오

일어나오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은 나요

장군님,그런 말씀마세요

힘드신 거 다 압니다

여태까지 저희 월급이 장군님
주머니에서 나온 줄도 모르고..

저흰 정말
쓸모없는 인간입니다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거 아니오?
내가 굶는 것도 아닌데

생사를 함께한 그대들을
내 어떻게 모른 체할 수 있소?

내 비록 장군이지만
인간의 의리는 지키고 싶소

목숨은 돈보다 귀하고

나라를위한 병사의
충정은 더욱이 살 수 없는 거요

군인이란 언제 어디서나
목숨을 내놓고 사는 처지 아니오

어차피 죽을 목숨인데

술 한잔 같이 할 친구까지
없으면 얼마나 슬프겠소?

아무 걱정 말고
여러분은 나만 믿으시오

더 이상은 그럴 수 없어요
서기 말이 다 맞는걸요

젊어서 그렇소

나라에 충성하고 전쟁에서
승리하자는 생각은 맞지만

생사고락을 함께한
우리의 의리를 어떻게 알겠소?

시체를 헤쳐가며 함께한
우리 사이가 아니오?

젊은 놈들이
이해나 할 수 있겠소?

이 늙은 몸뚱이
아무데나 묻히면 어떻습니까?

더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젊었을 때 구호를 잊었소?
위풍당당한 그 구호 말이오!

사내대장부는
전쟁터에서 죽음을!

이제 나도 땅에
묻힐 날이 얼마 안 남았지만

장군님, 건강하셔야 합니다!

모두 너무 상심하지 말고
나랑 술이나 한잔씩 듭시다

자, 마십시다

마님,음식 다 식겠어요

맞아요,아버진 군영일 때문에
늦으시나 본데 저희 먼저 먹죠

맞아요!
급한 일이 생기셨나 본데..

어머님,다들 시장하겠어요

그이가 모시러 갔으니
금방 오실 거예요

제가 한 번 가볼까요?

의자에 못이라도 박혔니?
왜 가만있질 못하는 거야?

막내야! 오늘따라
왜 그렇게 좌불안석이니?

글쎄, 가슴이 답답한 게
더워서 그런가 봐

옷 갈아입고 올게요
간 김에 선물도 가져오고...

막내야

얌전히 앉아 있으라 했다!

아버지는 안 오시고
넌 수선이나 떨고

부자들끼리 합심해서
날 화나게 할 참이냐?

화 푸세요
장군님 금방 오실 거예요

역시 초초밖에 없구나

내가 복이 없나 봐
딸도 없는데 너희는 속만 썩이고

딸들처럼 어미 마음을
헤아릴 줄도 모르고

저희가 언제 그랬어요?

아버님께 화나신 걸 왜 저희에게
화풀이하세요,애들처럼요

맞아,어머니가 너무 젊으셔서
같이 나가면 다 누난줄 알아

저 아부쟁이

안 되겠다, 그만 기다리고
우리끼리 먼저 먹자

부인!
늦어서 정말 미안하오

일찍 오시는게
오히려 이상하죠

군영에 일이 생겨서
자리를 비울 수 없었소

핑계 없는 무덤이 있나요?

오늘은 내가 정말 잘못했소
용서하시오

정말 급한 일이 있었어요

됐어요! 사과 그만하시고
얼른 식사하세요

식사 시작!

- 승상부 -

-정말 옥패를 줬어?
-네

-정말?
-정말이라니까요

동생아,왜 그랬니?

그 옥비녀 때문에 고생한건데
그렇게 쉽게 줬단 말이야?

오라버니 간 다음에

어떤 사람이 집안 대표라면서
대결을 하자기에..

알았어

그나저나 누가 이긴거야?
나야,그 자식이야?

모르겠어요
어쨌든 둘 다 쓰러졌어요

-누가 먼저 쓰러졌어?
-아마...

동시에 쓰러졌을걸요?

내가 봐 준셈 치지
다음에는 가만두지 않겠어

그나저나 초초때문에 고민이네

어언! 초초 어때?

상냥하고 예뻐요

그런데 초초낭자는
칠공자 좋아하는 거 같던데

오라버니 괜히
헛물켜는 거 아니에요?

절대 그럴리 없어

머리로 보나

힘으로 보나

외모로 보나

내가 그 놈보다 낫잖아

그럼요

이 세상에 오라버니보다
똑똑하고 멋진 사람은 없죠

그럼!

칠공자가 좀 잘 생기고
똑똑하긴 하지만

가난하잖아!

어디 가?

누구 좀 만나러 가요

누굴 만나기에
이렇게 단장을 하셨을까?

중요한 사람이에요

알았다!
남자 만나러 가는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으면
오라버니한테 보고해야지

그 사람은 내가
여자인 줄도 몰라요

그래서 남장하고 다녔구나
오늘 신분을 밝히려고?

그만 놀려요!

따라 오지 마요!

알았어, 안따라 갈게!

나리, 오늘 군영에서 넷째랑
무슨 일 있으셨어요?

별거 아니오
넷째는 아직 인정을 모르오

넷째 성격이야 제가 잘 알죠
고집이 세지만

본성이 착한 아이라
절대 나쁜 짓을 할리 없어요

그런 짓 하면 내가 가만뒀겠소?
혼쭐을 냈지

아직 어리잖아요

장군도 너무
몰아붙이시지만 마시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조용히 얘기 좀 나눠 보세요

애비는 엄해야 한다기에
위엄있게 보이려고 그런건데

아이들이 내가 무서워서
속내를 안 보이니 어쩌겠소

항상 호통만 치시는데
어떻게 속마음을 털어 놔요?

연랑이 총명하다는 거 알지만
버릇없이 키워서는 안 돼요

알아요
그래도 좀 따뜻하게 대해 주세요

부인
내가 선물을 준비했소

거기서 뭐 하는거냐?

-뭐 하시나 궁금해서요
-맞아요

서지 못해!
또 무슨 짓을 꾸미는 게냐?

어머니 기쁘게 해드리려고
선물 준비했거든요

-같이 가세요!
-거기 서!

선물은 내가 먼저 줘야지

이상하네, 분명히 여기 뒀는데..

-이거 찾으세요?
-당신이 먼저 찾았구려

저도 아직 안 열어 봤어요

-벌레예요!
-무슨 벌레?

옥비녀네!

-아버님, 안목 있으시네요
-정말 예뻐요,어머니!

-낮에 일때문에 그러니?
-아버님

내가 오늘..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너무 경솔했어요

좀 더 깊이 생각했으면
이런 일 없었을텐데..

잘못을 따지자는 게 아니야

네 방법이 군대개편에
효과적이라는 거 알지만

노병들에게 더 많은 돈을 줘서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싶단다

지금 군영에 돈도 없잖아요?

나도 안다
군영에도 집에도 돈이 없지

노병들만 생각하면
내 마음이 아프구나

-그럼 자금을 모으면 되잖아요?
-그게 말처럼 쉽니?

반 승상 댁에 돈이 많아서
반표도 돈을 물 쓰듯 다니고

집도 매일 손을 보던데
돈 좀 내라 하면 되잖아요

반승상한테 그런 기대 말아라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울게야

나랏돈이 몇몇
사람한테 몰려 있는게 문제야

-다 들었어요
-어머니!

-넷째야
-부인

노병들을 모른 체 하면 안 되죠
집에 돈 좀 있느냐?

형수님이 그러는데
융통할 돈이 별로 없대요

돈도 없는데 이렇게
비싼 선물은 왜 사오셨어요?

연랑아! 이거 팔아서
노병들에게 나눠 줘라

아버님 선물이잖아요

맞소, 어찌됐건 내 성의잖소

다음에 다시 사주면 되잖아요
급한 불부터 끄셔야죠

여보! 그럴 수 없소

왜요? 장군이 언제부터
이런 걸 아까워하셨습니까?

그게 아니라..

사실대로 말해도
화 내지 않겠다고 약속해요

화 안 낼게요
말씀해보세요

사실은 그 옥비녀..
가짜요

가짜를 주셨다고요?

미안하오, 노병 월급 주고나니
진짜를 살 돈이 없었소

진작 말하지 그러셨어요?
이럴 필요끼지는 없었잖아요

-기쁘게 해주고 싶었소
-아버님은 어머니를 위해..

장군께 시집와서
지금껏 많은 고생을 했지만

제가 한번이라도 부귀영화를
부러워하던가요?

제 맘을 몰라주는 것 같아
정말 너무 속상하네요

부부는 일심동체라 했거늘
내가 왜 부인을 모르겠소

나보다 당신을 더 잘 알거늘

당신이 사치를
싫어하는 걸 알지만

모든 여자들이 좋아하는
선물을 주고 싶었소

알았어요

잠깐마요

이게 가짜라면 막내가 굳이
내기할 필요가 없었을텐데..

내기?

막내가 반표랑 내기해서
이걸 찾아 왔거든요

어디 보자

내가 산것과 모양은 같지만
재료가 틀리군

그렇다면 진짜네요

막내가 부러뜨린 게 가짜였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네요

막내가 또 사고 친거냐?

됐어요, 이번에 오히려
공을 세운걸요

-이거 팔아서 돈 마련해라
-네,어머니

-잠깐만 나갔다 올게요
-일찍 들어와라

하여간...

소우,소우!

형,다 어디갔어?

장군께 폐가 될 수 없다고
어젯밤 모두 떠났단다

갖고 있던 걸
모두 두고 갔더구나

내가 뒤쫓아 갈게

돈도 구했어

퇴직금도 더
줄 수 있게 됐단 말야

어젯밤에 떠났는데
어떻게 따라가겠니?

속상해 하지 마라

아무리 뛰어난 군인도
떠나야 할 때가 있는 거다

-모두 나 때문이야
-그렇지 않아

너무 걱정 하지마

이미 각 현 보갑에 군문을
보냈으니 잘 처리해줄 거야

왕유전

아내도 자식도
아무것도 없다고 했는데..

그래서 아버님이 돌봐 주셨잖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다 가니까
너무 텅 빈 거 같아

여기 명패가 마치 비석 같아

아무도 찾아 주는
사람 없는 쓸쓸한 무덤..

우리가 노력해서 아버님과
노병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지

-어때?
-직접 봐

훌륭한 인재가
많이 온 거 같아

-어쩐 일로..
-등록하려고요

지난번 군영에 왔을 때 보니
군사들 사기가 떨어진 것 같아

내가 직접 군영으로 들어와
떳떳하게 도와 주고 싶소

좋소

그럼 앞으로 언제든
병법을 논할 수 있겠군

영웅은 영웅을
알아본다지 않습니까?

군영에 들어오는 건 괜찮지만
군영 상황이 요즘 좀 복잡하오

얼마 전 사고가 있고 해서
요즘은 관리가 아주 엄격하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반표와 어울리지 마시오

왜요?

모르오?
부잣집 망나니잖소

아무나 잡고 물어봐요
반표한테 안 당한 사람 있나..

반승상은 별당이다,
후원이다 쉴 새 없이 지어대는데

그 돈이 다 어디서 났겠소?

겉은 번지르르 하지만
내가 보기엔 강도나 똑같소

말씀이 지나치시군요

그러는 양군영은 얼마나
대단한지 내가 직접 봐야겠소

좋소, 앞으로 반표와
어울리지만 않으면 괜찮소

-도련님
-누가 내 욕 하나 봐

어떤 놈이 감히..
혼내주겠습니다

그 놈의 머리를 밟고
또 그놈의 손도 밟고

그러다가 해 떨어지겠다

장곤!
시킨 일은 어찌됐어?

초초 낭자는 매일 이 시간에
고기를 사러 나온답니다

-여기?
-여기요

-이거 그대로 두고 꺼져
-꺼지라니까

초초,초초

반표 도련님이
웬 고기 장사에요?

내가 부잣집 도련님이라
싫다고 그래서

오늘부터 내 힘으로 사는
평범한 백성이 되겠소

고기 장사부터 할 것이오

-다른 데서 살게요
-초초!

따라 오지 말고
고기나 열심히 파세요

초초

내가 직접 썬 거요
받아주시오

-됐어요
-제발 받아줘요

오늘 재수 없는 셈 치고 받죠

여기 돈이요

돈으로 순수한
내 마음을 더럽히지 마시오

그럼 갈게요

양초초
언젠가 내 여자로 만들 테야

-왜 안 써요?
-글을 몰라요

전쟁하는데 글이 왜 필요한가요?

신체만 건강하다고 군인이
될 수 있는건 아니요

양가 군사는
문무에 모두 뛰어나야 하오

우습소

뭐가 그리 우스운지
말씀해 보시오

두가지 이유가 있소

첫째, 전쟁을 하면서
적군과 논쟁이라도 한답니까?

학문이 높은 사람이
이기는 게 전쟁이요?

둘째, 말끝마다
양가 군사라 하시는데

송나라 군사 아니었소?

일리 있는 말이오
하나씩 대답해주리다

첫째, 전쟁을 하면서
논쟁할 필요는 없소

그렇지만 평소에 공부를 해야

중요한 순간에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소

둘째, 우리는 송의 군대가 맞소

양가 군사라 하는 건
장군의 성을 딴 것으로

그렇게 부르면 가족처럼
느껴져서 단합이 더 잘 되오

그래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지 않소?

말씀 잘 들었소

혹시 답을 몰라서
괜한 트집 잡는거 아니요?

답이오

다 썼소

-좋아
-결과는 어때?

정말 대단해요
우수한 인재들도 많고

그 중에서 번소우가
제일 답을 잘 썼어요

방금 무술 시합에서도
아주 잘 하더구나

하지만 지난번 일로 봐서
다루기 힘들 것 같은데

그렇다고 인재를 놓칠 순 없지

내가 병사를 직접 훈련시켜
정예부대를 만들고 싶어

꿈 한번 거창하구나

내가 하나 알려줄까?

넌 맡은 일이나 열심히 하고
병사훈련은 신경 안 써도 돼

장군님,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

아버님, 기회를 주세요

그럼 좋다

그 대신 가장 훌륭한 군사로
키우겠다는 군령장을 써라

자신 있느냐?

없으면 얌전히 집에서 책이나
보고 군영일은 관심 끊어

모든 사람들이
군련장을 쓰는 겁니까?

-이나, 너만 쓴다
왜요? 불공평합니다

이건 명령이야,이유는 없어

제가 서기고 경험도 없고
유약한 아들이라 그런가요?

정말 너무하세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 없잖아요!
장군님도 군련장 쓰셨어요?

-말하고 싶지 않아
-가르쳐 주실수 없는 거겠죠

-불공평한 게 드러날 테니까요
-연랑!

난 16살 때 시위로
임명되어 전쟁에 나갔다

시체 더미에서 살아났을 때
온몸이 다 형제들의 피였어

걱정 없이 곱게 자란 네가
나랑 비교를 하겠다고?

제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비교할 기회조차 안 주시잖아요

칼은 칼집에만 오래 두면
녹슬고 쓸모 없어 보이죠

그렇다고 그 칼이
예리하지 않았던 건 아니죠

모양만 보고 못 쓰는 칼이라
생각하는 건 오산이에요

-아버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됐다!

긴말 필요 없다

군영에는 부자가 없어

군련장 쓰겠느냐?

쓰죠

지금부터 대결을 시작한다

어떤 방법으로든
상대를 원 박으로 밀면 이긴다

마지막에 원 안에 남는
사람은 공격 부대로 가고

나머지는 지원부대로 배치된다!

시작!

대본 : 도비
싱크 : 천사(mikycho)

제작 : COC 중원 자막팀